외로운밤, 오래된 라디오의 따뜻한 잡음
잠이 오지 않던 날들이 있다. 늦은 밤, 방 안은 포근했지만 마음만은 빈집 같았다. 엔진을 끈 자동차처럼 조용해야 할 것 같은데, 오히려 적막이 더 큰 소음을 만든다. 그럴 때 서랍에서 꺼내던 물건이 하나 있었다. 무게감 있는 플라스틱 케이스, 둥근 다이얼, 작은 스피커에 얽힌 스틸 그릴. 전원을 올리면 처음 몇 초, 얇은 전기 냄새와 함께 스르르 깨어나는 낡은 라디오. 주파수를 헤매다 마주친 건 음악보다 먼저 도착한 잡음이었다. 차갑지 않았다. 불규칙하고 어지러운 소리인데 기묘하게 따뜻했다. 어쩌면 그건 어둠이 만들어 낸 작은 난로 같은 것이었는지 모른다. 밤에만 들리는 형태의 정적 낮에는 주파수 표가 가지런하다. 근처 방송국의 강한 신호, 정돈된 멘트, 광고의 규격화된 리듬이 라디오를 꽉 채운다. 밤이 되면 풍경이 다르다. 창문 너머로 먼 도시의 불빛이 날아오듯, 멀리서 떠도는 전파가 튀어 들어온다. 전리층이 달라져 중파 신호가